



드디어 조사받고 왔습니다. 이전 글은 아래 게시물 참고 바랍니다.
2025.01.25 - [분류 전체보기] - [전세사기] 형사 고소 및 수사 진행 상황
[전세사기] 형사 고소 및 수사 진행 상황
민사가 먼저라서 형사를 등한시 하고 있었던 그때, 기나긴 민사소송(장장 9-10개월이었다...)이 끝나고, 이런 지지부진한 기분을 가지고 있고 싶지 않아 경찰서에 전화를 했다.내 사건은 지능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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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전약속
경찰서 수사관님과 미리 이야기를 나누고, 나의 푸념을 들으신 후 조사 날짜를 잡아주었다. 사실 거의 내가 떼써서 하는 조사같은 느낌이 들긴 했지만 ㅎㅎ 약속시간을 나누고 미리 시간을 정했다. 형사사건에 변호사도 선임했기 때문에 변호사 일정도 같이 맞춰서 일정을 맞췄다.
2. 조사 전 준비
나는 너무 오래전에 제출했던 사건기록이 생각나지 않았다. 물론 사실을 적었지만 어떻게 기술을 했는지에 대해서 공부를 했다. 그리고 조사에 필요한 자료를 출력해서 뽑기 시작했다.
- 고소장 : 이 내용은 수사관이 내가 조사 받을 때 들고오기 때문에 막상 필요 없음
- 민사 내용 : 민사에 대한 답변서나 증거자료 등이 제출될 수 있으므로 준비(이 내용은 추후에 제출해도 되고, 필요없기도 하므로 조사받을 때 수사관님과 상의하자)
- 신분증 : 조서작성 후 복사본을 같이 넣으므로 꼭 챙겨 가야 함
3. 조사 방문
10시에 방문이라 빨리 가려고 했지만, 눈이 왔었던 날이여서 좀 더디게 갔다. 조사 받을 곳이 '지능범죄수사팀'인데 가려면 민원실을 들렀다 가야한다. 나는 이 절차를 잘 몰라서 변호사님이 안내 해 주셨지만 이 내용을 보고 가시는 분들께서는 좀 빨리 가셔야 된다는 것을 말씀 드리고 싶다.
👮 민원실 방문 👉 방문기록 작성(신분증 확인 및 차량번호, 핸드폰번호 기입) 👉 출입카드 교부
이 순서대로 해야 수사 받으러 갈때 자동문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경찰서마다 절차는 다르겠지만 비슷하리라고 생각한다.
4. 수사 안내 및 조사
수사관님의 사무실에 들어가자 수사관님이 신분증을 달라고 하셨다. 복사를 한 후 우리를 조사실로 안내해주셨는데, 그곳은 '문서보관실' 이라고 써 있었고 난방이 안된다며 민망해하셨다(실제 조사가 진행되면서 좀 추웠음).
그곳은 내가 생각하는 취조실 이미지와는 전혀 달랐다. 뭐 그냥 약간 골방에 의자랑 컴퓨터 가져다놓은 느낌? 오히려 바둑 기원 같은 느낌이랄까 좀 생소했다.
앉아서 취조를 시작하는데 처음에 녹취를 할거냐고 묻고, 나는 그것을 거부했다. 굳이 할 필요가 없다고 변호사님은 이야기했다. 그러자 수사관은 서류에 사인을 받고 컴퓨터로 바로바로 기입한다고 했다.
이후 조사 질문은 '시간순대로 말해봐라, 이건 왜 사기라고 생각하냐, 왜 이때 이런결정을 했나?, 지금 현재 상황은 어떠한가, 재산상태는 어떠한가, 더 하고싶은말은 없는가' 등등을 질문한다. 사실 그때그때 질문사항을 적어놓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내가 미리 고소장을 접수했고, 그 내용을 토대로 조서의 토대를 작성 해 놓고, 그 뒤에 궁금했던 점을 질문했다. 질문이 약간 축약적이고 수사관도 내 사건 말고도 다른 사람들의 사건들도 조사하고 알고있다보니 그 내용을 토대로 질문이 좀 짧은 경우가 있어서 그에 대해서는 다시 되묻고 충분히 생각한 다음 대답해도 괜찮다.
변호사님은 수사관님이 대체적으로 호의적으로 협조적이었다고 느꼈다고 한다. 사람이 그렇듯 수사관도 케바케, 사바사 이기 때문에 잘 만난 것 같다고 하셨고, 실제로 내가 몇번이고 질문하고 되묻고 했을 때도 친절하게 답해주시고, 이렇게 생각하면 되냐고 정리를 잘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5. 조서 확인 및 지장 찍기
장장 1시간 40분 정도 조사 후 작성한 조서를 검토 해 보라고 한다. 그 내용을 보여주고 서로 합의하여 수정할 수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딱히 수정할 내용이 없어서 검토만 했다.
출력물에다 사인을 하고, 수사시간 종료나 더이상의 할말은 없는지, 물어볼것은 없는지에 대하여 '네', '없습니다' 정도는 자필로 작성한다. 그리고 내가 자필로 작성한 모든 내용에 지장(간인)을 찍고, 종이를 반으로 접어서 오른쪽면에다가 계약서에서나 하는 지장찍기를 시전한다.
내가 10장이 넘는 곳에다가 지장을 찍다가 현타가 와서 '이런제도는 안바뀌나요? 80년대도 아니고..' 라고 이야기했더니 법과 관련된거고 조직이 고지식해서 이런건 잘 안바뀝니다 라고 하시며 웃으셨다. 책상에 왜 물티슈가 있나(다 와서 우는줄알았음) 생각했더니 인주 닦으라고 있는거였다.
6. 마무리
절차가 마무리되고, 수사관님이 말씀하셨다.
'너무 기대는 마세요. 일단 수사를 하는 과정에 있고, 현재 메인 사기꾼이 도주중이라 그 사람이 와야 계획범죄인지 등을 알 수 있으니 기다리셔야합니다.' 라고...언제까지 기다려야하나. 그리고 피해회복이 먼저지 형사사건에 대한 처벌을 바라는 사람보다는 돈받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아서 끝없는 싸움이라고 하셨다.
이렇게 장장 2시간에 걸친 조사는 완료되었고, 이제는 또 끝없는 기다림만 남았다.



